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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DB, 소노 꺾고 시즌 20승 고지 점령…SK는 5연승 질주 (종합)

프로농구 원주 DB가 올 시즌 처음으로 20승 고지를 밟았다.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연패 뒤 2연승에 성공했다. 서울 SK는 원정에서 창원 LG를 격파했고, 대구 한국가스공사도 승전고를 울렸다.DB는 23일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의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92-58로 크게 이겼다. DB는 이날 승리로 20승(5패)째를 기록,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소노는 최근 8연패 수렁에 빠졌다.경기는 초반 실책으로 일찌감치 균형이 기울었다. 두 팀은 1쿼터 저조한 공격력을 주고받았는데, DB 김종규가 13득점 3리바운드를 몰아치며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에는 완벽히 DB의 페이스였다. 소노가 9개의 턴오버로 자멸하는 사이, DB는 손쉽게 득점을 쌓았다. DB는 2쿼터에만 상대의 턴오버를 틈타 17점을 몰아쳤다. 해당 쿼터에 올린 27점 중 절반 이상이 소노의 턴오버에 의해 나온 것이다.3쿼터에도 DB의 일방적인 리드는 이어졌다. 강상재·디드릭 로슨·박인웅이 높은 공격 효율을 뽐냈다. 결국 4쿼터 6분 21초를 남겨두고 격차가 27점까지 벌어지자, 김승기 감독은 외국인 선수와 주전을 모두 빼며 백기를 들었다. 직후 김주성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DB는 적지에서 34점 차 대승을 이뤄냈다. 올 시즌 소노와 3번 만나 ‘싹쓸이 승리’에 성공하기도 했다.김종규는 17득점 5리바운드으로 골밑을 지배했다. 로슨(11득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은 트리플더블에 근접한 활약을 펼쳤고, 강상재도 17득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이어 이선 알바노(10득점) 박인웅(10득점) 최승욱(12득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소노에선 데뷔전을 치른 알렉스 카바노가 13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한 것이 위안이었다. 치나누 오누아쿠는 야투 2개만 성공해 4득점에 그쳤다. 소노의 장기인 3점슛 성공률은 단 20%(8회 성공/40회 시도)에 그쳤다. 같은 시간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LG와 SK의 경기에선 원정팀이 64-62로 신승을 거뒀다. 두 팀은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 결국 숭부를 결정한 건 스틸이었다. SK는 이날 무려 17개의 스틸로 상대 수비를 농락했다. 김선형(12득점 6어시스트 5스틸) 오세근(11득점 11리바운드)이 힘을 보탰고, 최원혁은 8득점 4스틸, 안영준은 9득점 6스틸을 기록했다. 자밀 워니가 20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해 최다 득점자로 활약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최근 5연승이자, 원정 4연승에 성공했다. 시즌 15승(8패)째를 기록, 2위 LG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LG는 이재도(12득점) 유기상(11득점) 아셈 마레이(11득점 16리바운드) 등이 분전했지만, 24개의 턴오버를 쏟아내 발목이 잡혔다. 4쿼터 4초를 남겨두고 시도한 이재도의 3점슛마저 림을 외면했다. 정희재가 공격 리바운드 후 득점에 성공했지만, 승부를 뒤집을 순 없었다. LG는 홈 10연승에 실패, 7패(16승)째를 기록했다. 끝으로 가장 마지막으로 열린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선 홈팀이 승전고를 울렸다. 한국가스공사는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07-82로 크게 이겼다. 한국가스공사의 공격력이 불을 뿜었다. 1쿼터부터 58%라는 높은 야투 성공률을 앞세워 34득점을 몰아친 홈팀은 전반부터 15점 차 리드를 잡았다. 3쿼터에도 흐름은 이어졌다. 샘조세프 벨란겔·듀반 맥스웰·김낙현이 나란히 7득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까지 버틴 삼성은 3쿼터에 완전히 무너졌다. 전체 야투 13개 중 11개를 허공에 날렸다. 5개의 턴오버를 기록하는 등 공격 전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11명의 선수가 코트를 밟았지만, 누구도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이날 두 팀의 최대 격차는 무려 35점에 달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주전들을 대거 빼고 4쿼터를 소화했다. 삼성 역시 사실상 백기를 들어 다양한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줬다.한국가스공사에선 김낙현(21득점)과 앤드류 니콜슨(21득점)이 42득점을 합작했고, 샘조세프 벨란겔(18득점 4어시스트) 이대헌(14득점 5리바운드) 듀반 맥스웰(13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주전 선수들의 고른 활약 덕에 올 시즌 첫 100득점 이상 경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7승(17패)째를 기록, 8위 소노와 격차가 1.5경기로 줄었다. 삼성은 이정현(17득점) 코피 코번(16득점 8리바운드) 이원석(13득점)이 분전했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한편 이날 경기는 김효범 삼섬 감독대행의 데뷔전이기도 했다. 지난 21일 삼성은 은희석 감독이 자진 사퇴했고, 김효범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할 것이라 전했다. 2년 전 삼성 코치로 활약한 김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건 이번이 처음. 하지만 팀의 3연패를 막지 못했다. 여전히 최하위에 머문 삼성은 시즌 19패(4승)째를 기록했고, 9위 한국가스공사와의 격차는 2.5경기로 더 벌어졌다.김우중 기자 2023.12.23 20:00
프로야구

경기가 아닌 시리즈를 '지배'하는 오지환

한때 유격수 오지환(33·LG 트윈스) 별명은 '오지배'였다.그는 풀타임 첫 시즌이었던 2010년 KBO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 27개를 쏟아냈다. 승패와 직결된 '클러치 실책'도 적지 않아 "경기를 지배한다"는 부정적 의미의 별명이 붙었다. 2012년부터 3년 연평균 실책이 21.7개. 2018년에도 실책 1위(24개)였다. 짧지 않은 인내의 시간을 보낸 오지환의 야구 인생이 개인 첫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에서 만개하고 있다.오지환은 지난 7일 막을 올린 KT 위즈와의 KS에서 맹활약 중이다. 4차전까지 타율 0.400(15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장타율(1.067)과 출루율(0.500)을 합한 시리즈 OPS가 1.567에 이른다. 고비마다 빛난다. 5-7로 뒤져 패색이 짙던 3차전 9회 초 2사 1·2루에서 결승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트렸다. 4차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으로 KS 단일시리즈 사상 첫 3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승(1패) 고지를 선점한 LG는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역대 KBO리그 KS에서 3승 1패에서 우승을 차지한 확률은 무려 94.1%(16/17)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단 한 번도 KS를 경험하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LG는 2013년과 2014년, 그리고 2016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으나 KS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덜미가 잡혔다. 오지환은 두 번의 시리즈에서 도합 22타수 2안타에 그쳤다. 실책도 각각 1개씩 기록, 공수 활약이 기대를 밑돌았다. 2016년에는 NC 다이노스에 무릎 꿇었다. 네 번째 기회였던 지난해에도 KS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 KS에 직행한 것이다. 오지환은 개인 첫 '꿈의 무대'에서 펄펄 날고 있다. 과정은 녹록하지 않았다. KS 1차전에서 송구 실책 2개 기록했다. 3차전에선 5회 결정적인 포구 실책으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오지배'라는 별명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앞선 가을야구였다면 스스로 고꾸라질 수 있지만 버텨냈다. 팀의 주장으로 시리즈 전 선수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했던 약속처럼 실책의 아쉬움을 타격으로 만회하며 '가을 사나이'로 우뚝 섰다. 공격이 풀리니 수비도 점점 안정적이다. 센터라인의 핵심 자원으로 LG의 상승세를 이끈다. 염경엽 LG 감독은 오지환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낸다. 오지환은 2009년 입단 후 LG에서만 15년째 뛰는 '원클럽맨'이다. 2019년 12월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총액 40억원에 잔류했다. 국가대표 유격수로 성장한 그는 지난해 LG 유격수로는 1999년 류지현 이후 23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지난 1월 비FA 다년 계약으로 6년, 최대 124억원에 사인하며 '종신 LG맨'을 선언하기도 했다. LG는 1994년 이후 KS 우승 경험이 없다. 오지환은 누구보다 팀의 우승 갈증을 잘 안다. 그는 시리즈 내내 "저한텐 15년, 팬들에겐 29년을 기다려 온 우승이다. 우승이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오지환이 멈춰 있던 LG의 우승 시계를 돌리려 한다. 그가 KS를 진짜 '지배'하기 시작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13 07:32
메이저리그

[IS 포커스] 89마일 느린 공으로 몸쪽 승부...체인지업보다 돋보인 류현진 직구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팔꿈치 수술 복귀 뒤 첫 승을 거뒀다. 특유의 노련한 투구와 현란한 공 배합 그리고 제구력이 돋보였다. '괴물'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토론토 타선은 류현진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8점을 지원했다. 류현진은 팀이 8-2로 앞선 6회 초 수비 시작 전에 마운드를 넘겼고, 구원진이 리드를 지켜내며 토론토가 11-4로 승리, 올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1년 넘는 재활기를 보낸 그는 결국 재기해 다시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444일 만에 승리이자, MLB 통산 76번째 승리였다. 후반기 MLB 득점 1위를 기록한 강타선을 상대로 토론토의 3연패를 끊어낸 점도 고무적이다. 이날 류현진 포심 패스트볼(직구) 최고 구속은 3회 초 2사 뒤 이안 햅에게 구사한 6구째, 146.6㎞/h였다. 2회까지 90마일(144.8㎞/h) 넘는 공이 2개뿐이었다. 아무리 제구력이 좋아도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속이다. 류현진은 상식을 깨버렸다. 80마일대 직구로 타자 몸쪽을 찌르고, 정면 승부를 주저하지 않있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활용한 완급 조절, 허를 찌르는 구종 구사 그리고 가장 큰 강점인 '송곳 제구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지난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즈전에서 피안타 없이 4이닝을 막아냈지만, 상대 타자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는 악재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이날(14일) 컵스전도 1회부터 불운을 겪었다. 1사 1루에서 햅에게 오른쪽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베테랑 브랜든 벨트가 포구 실책을 범했다.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더블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 1사 1·2루로 번졌다. 류현진은 이 상황에서 전날(12일)까지 리그 타율 0.331를 기록했던 코디 벨린저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불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컷 패스트볼(커터)를 구사해 히팅 포인트를 흔든 뒤 몸쪽(좌타자 기준) 높은 코스에 직구를 구사해 빗맞은 타구를 유도했다. 후속 댄스비 스완슨과의 승부에선 좌익 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몸쪽 낮은 코스로 다시 직구를 구사해 허를 찌르려고 한 의도는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타자 무릎 높이 몸쪽에 공이 꽂혔다. 스완슨은 뒷다리(오른쪽 다리)를 빼서 공간을 만든 뒤 타격했고, 파울선에 딱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류현진의 공은 결코 실투가 아니었다. 류현진은 이어진 상황에서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바깥쪽(우타자 기준) 체인지업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류현진은 4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도 3회 초 1사 뒤 니코 호너에게 맞은 빗맞은 중전 안타가 전부였다. 특히 4회 투구에선 공 배합과 변화구 제구력이 돋보였다. 선두 타자 벨린저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앞서 적시타를 맞은 스완슨과의 재대결에선 직구와 커터, 체인지업을 차례로 보여준 뒤 낮은 코스 커터를 결정구로 외야 뜬공을 유도했다. 1회 체인지업 공략을 전혀 하지 못한 스즈키는 2구째 첫 승부와 같은 코스(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다시 내야 뜬공 처리했다. 컵스 타선 최다 홈런(19개)를 기록 중인 패트릭 위스덤과의 승부에서 높낮이 제구로 타자 시선을 흔들었다. 바깥쪽(우타자 기준) 체이지업을 보여준 뒤 높은 코스 직구, 이어 낮은 코스 커브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했다. 바깥쪽 커터로 다시 눈을 현혹한 뒤 낮은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이 경기 세 번째 탈삼진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이날 체인지업 24개, 커터 12개, 커브 10개를 던졌다. 탈삼진 3개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낮은 커브를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꽂은 제구력도 일품이었다. 가장 돋보인 건 직구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구속은 92마일도 찍히지 않았지만, '핀포인트' 제구를 앞세워 과감하게 구사했다. 컵스 클린업 트리오 벨린저, 스완슨, 햅과의 승부에선 모두 직구가 승부 흐름을 갈랐다.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고전하는 토론토 젊은 투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투구였다. 1년 넘는 공백기를 갖고도, 류현진 특유의 강점은 여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4 07:00
프로야구

안우진 천적으로 존재감 드러낸 장진혁·문상철

리그 대표 투수에 천적으로 자리매김한 백업 타자. 이 흥미로운 코드가 올 시즌에도 등장했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 장진혁(30)이다.2022~2023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투수는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첫 번째 손가락에 꼽힐 것이다. 시속 150㎞ 대 강속구를 뿌리고, 완급 조절 능력도 빼어나다. 지난 시즌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224개)를 경신한 이력이 이를 증명한다. 피홈런은 4개뿐이었다. 그는 올 시즌도 2일 기준으로 탈삼진 1위(87개) 평균자책점(1.87) 2위에 올라 있다. 그런 안우진을 상대로 매서운 타격을 보여준 타자들도 함께 주목받는다. 소속팀 간판타자급이 아닌 백업 선수라면 화제성이 더 높아진다.지난달 30일 대전 경기가 그랬다.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에 나선 안우진은 이날 5이닝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팀이 1-7로 패했고, 안우진도 타선의 득점 지원이 부족했던 탓에 패전 투수가 됐지만, 내용과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화제가 된 건 한화 외야수 장진혁.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2군에서 콜업된 선수다. 이후 출전한 5경기에서 타율 0.200에 그쳤다. 최원호 감독은 30일 키움전에서 ‘안우진 저격수’로 장진혁을 내세웠다. 이전에 한화 외야 한자리를 맡던 이진영 대신 선발 투입한 것. 장진혁이 안우진 상대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기 때문이다. 5타수 2안타 1볼넷. 표본이 적고, 그마저도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최 감독도 인정했다. 현재 안우진의 구위는 과거 데이터가 무의미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유 있는 투입이었다. 장진혁은 이 경기 2회 말, 1사 1루에서 안우진의 149㎞/h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 1루수를 뚫고 우측 선상으로 향하는 장타를 생산했다. 키움 야수진이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며 1루 주자가 홈까지 밟았다. 기선을 제압한 한화는 안우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 빅이닝을 만들며 이 경기에서 7-1로 이겼다. 장진혁의 장타가 큰 역할을 했다. 천적 관계는 흥미를 자아낸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최정(SSG 랜더스)처럼 정상급 투·타 선수 사이뿐 아니라 현재 가장 폼이 좋은 선수와 백업 선수 사이에 형성된 ‘의외의 구도’도 마찬가지다. KT 백업 내야수 문상철도 2018년 이후 안우진을 상대로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홈런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안우진이 정상급 투수로 올라선 2022~23시즌을 기준 성적으로 범위를 좁히면, SSG 한유섬이 안우진을 상대로 가장 많은 안타(7개)를 때려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03 11:58
프로야구

정타 생산 1개...안우진 광속구에 자존심 구긴 KT 타선

KT 위즈 중심 타선의 무게감과 이름값은 어떤 구단에도 밀리지 않는다. 리그 대표 파이어볼러 안우진과의 승부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KT는 지난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스코어는 1점 차였지만, 공격력과 경기 운영 모두 명백한 패전이었다. 이날 키움 선발은 리드 대표 투수 안우진이었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2.11) 탈삼진(224개) 2관왕 안우진은 올 시즌도 4월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KT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1을 기록했다. 상대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기록이었다. 7월 28일 수원 원정에서 5와 3분의 2이닝 8실점하며 무너진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기를 제외하면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무대(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KT 타선을 상대로도 1차전과 5차전에서 각각 6이닝 무실점과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KT 타선은 안우진을 상대로 6회까지 1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2회 초 2사 뒤 문상철이 볼넷, 4회 1사 뒤 앤서니 알포드가 유격수 포구 실책, 5회 서두 타자 문상철이 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한 게 전부였다.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알포드가 좌전 안타를 치며 어렵게 무안타 행진을 끊었다. 득점은 실패했다. 알포드가 출루한 뒤 2로 도루를 해냈고, 박병호의 내야 땅볼을 직접 처리하던 안우진의 3루 송구가 늦어 무사 1·3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장성우는 포수 파울 플라이, 문상철은 스퀴즈 번트 실패, 대타 김준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KT 간판타자 강백호는 안우진을 상대로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고 박병호는 2회와 4회 삼진을 당했다. 알포드도 1회 첫 승부에서는 삼진, 4회는 야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KT 타자들은 정타를 거의 만들지 못했다. 특히 안우진의 주 무기인 시속 150㎞/h 중반 강속구 공략에 완전 실패했다. 이날 유일했던 알포드의 안타는 커브를 받아친 것. 4회 키움 유격수 에디슨 러셀의 송구 실책을 유도했던 알포드의 강습 타구도 슬라이더였다. 가운데 외야 깊게 뻗은 2회 오윤석의 타구만 153㎞/h 직구를 공략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이 경기에서 안우진이 던진 포심 패스트볼(직구) 48개 중 배트 중심에 걸린 KT 타자의 타구는 1개뿐이었다는 얘기다. 안우진은 이날 낙차 차이가 있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며 현란한 공 배합을 선보였다. 구종이 확인되지 않아 ‘기타’로 표기된 공만 6개였다. 안우진이 최근 연마하고 실전에서 구사한 스위퍼로 보였다.광속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변화구까지 뿌린 안우진에 KT 타선은 완전히 당했다. 안우진도 8점을 내주며 흔들렸던 기억을 지웠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6 08:11
프로야구

[IS 냉탕] 안우진 천적 맞나...새가슴 시선 자초한 KT의 스퀴즈 시도

벤치의 선택, 선수들의 집중력 모두 부족했다. KT 위즈가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다. KT는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최근 5경기에서 1무 4패를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다. 이날 키움 선발 투수는 지난 시즌(2022)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1위 안우진이었다. 그는 올 시즌도 앞선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하며 짠물 피칭을 보여줬다. KT 타선은 6회까지 안우진을 상대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주축 타자 강백호·앤서니 알포드·박병호가 모두 삼진을 당했다. 사실 안우진처럼 150㎞/h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변화구 제구까지 좋은 날엔 공략하기 쉽지 않다. 18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날 수도 있다. 7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알포드가 초구 커브를 공략해 첫 안타를 치며 상대 대기록 달성도 막았다. 문제는 벤치의 운영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소극적이었다. 이날 KT는 안우진 상대로 통산 6타수 3안타 1홈런으로 강했던 문상철을 6번·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원래 백업 선수지만, 안우진을 공략하기 위한 용병술이었다. 문상철은 2회 초 안우진과의 첫 승부에서 볼넷을 얻어내며 팀에 첫 출루를 기록했다. 5회는 상대 야수(3루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하기도 했다. 일단 기운이 좋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문상철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KT는 7회 초 알포드가 첫 안타를 친 뒤 도루에 성공했고, 후속 타자 박병호의 타구를 처리하던 안우진의 3루 송구가 높고 늦어, 3루 주자가 살았다. 무사 1·3루에서 나선 장성우는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문제는 다음 장면. 안우진에게 강했던 문상철이 나섰는데, 그는 2구째 156㎞/h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안우진의 투구가 문상철 배트에 맞기 전까지 3루 주자 알포드의 홈 쇄도는 없었다. 주자가 타구를 보고 판단해 주루하는 세이프티 스퀴즈였던 것으로 보인다. 타구는 투수 앞으로 흘렀고, 공을 잡은 안우진은 여유 있게 글러브 토스를 시도했다. 키움 포수 이지영은 한참 기다리다 주자 알포드를 태그했다. KT에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2사 뒤 나선 대타 김준태도 안우진에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상대 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내세운 선수에게 스퀴즈를 지시한 것부터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 KT 벤치는 0-1, 1점 지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일단 동점을 만들고, 키움 불펜진을 공략하겠다는 현실적인 전략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거포형 타자 문상철은 작전 수행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실제로 번트 타구는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스퀴즈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면, 다른 선수가 타석에 나섰어야 했다. 이 스퀴즈는 KT 타선이 안우진의 구위를 이겨낼 수 없다고 인정한 셈이었다. 대타 김준태를 상대하는 안우진은 그야말로 마음껏 공을 뿌렸고,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완성했다. KT는 이 경기 결승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도 배터리와 내야진 모두 집중력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다. 5회 말 1사 1루에서 발이 느린 이지영에게 도루를 허용했는데, 투수 엄상백은 견제 없이 퀵모션도 늦었고, 포수 장성우도 무의미한 2루 송구를 했다. 허를 찔린 것. 이 경기 점수는 1점 차였지만, 스코어가 말하지 않는 집중력 차이가 명확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5 21:54
프로야구

[IS 포커스] 비로소 이름값 증명한 러셀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29)은 지난주까지 득점권에서 가장 강했던 타자다.그는 득점권 19타석에서 안타 12개를 때려냈다. 타율은 무려 0.706. 2위 김현수(0.600·LG 트윈스)보다 1할 이상 높았다. 2아웃 상황에서만 적시타 5개를 기록하며 득점 기회를 살렸다. 24일 기준으로 14타점을 기록, 이 부문 리그 6위를 달렸다. 키움 타선의 공격력은 가라앉았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17경기에서 타율 0.197에 그치며 전에 없이 부진한 초반을 보내고 있고, FA(자유계약선수) 이적생 이형종도 홈런 없이 타율 0.24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러셀은 이런 상황에서 4번 타자로 나서 팀 공격을 이끌고 있다. 팀 내 가장 높은 타율(0.356)을 기록했다. 홈런이 나오지 않아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22일 SSG 랜더스전에서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비로소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러셀은 KBO리그 구단과 계약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선수였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뛴 2016년, 주전 유격수로 소속팀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한 선수였다. 빅리그에서만 615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대체 선수로 키움에 합류한 2020시즌, 그는 65경기에서 타율 0.254·2홈런·OPS(출루율+장타율) 0.653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재계약도 실패했다. 키움은 그런 러셀과 올해 다시 동행하고 있다. 그가 멕시코 리그에서 뛴 2022시즌 홈런 24개를 치며 장타력을 회복했다고 봤다. 멘털도 보다 진중해졌다는 보고에도 주목했다. 실제로 러셀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직후 홍원기 키움 감독과 가진 면담에서 훈련 계획과 개막 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전하며 열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강화해 2020시즌 대비 5㎏ 이상 증량하기도 했다. 홍원기 감독은 미국(애리조나주)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뒤 “러셀이 많이 달라졌다. 올 시즌 잘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러셀은 지난주까지 유격수로 15경기(119이닝)에 나서 실책을 1개도 범하지 않았다. 10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실책이 없는 선수는 러셀이 유일하다. 주루도 적극적이다. 지난 23일 출전한 SSG전 4회 초, 내야 타구에 홈으로 쇄도한 러셀은 야수 송구를 잡고 기다리고 있던 포수의 태그를 피해 득점을 올렸다. 벤트 레그 슬라이딩을 하다가 스스로 제동을 걸고 일어선 뒤 비어 있는 홈플레이트를 밟는 재치를 보여줬다. 빅리거 클래스를 드러내면서도, 허슬 플레이를 자주 보여주고 있다. 러셀은 키움과 다시 계약하며 “2020년 아쉬웠던 모습을 교훈으로 삼아 2023년은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말을 지켜내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5 13:00
메이저리그

157㎞ 송구·GG 후보·돌아온 선장...'꼴찌' 피츠버그를 주목하는 이유

유독 한국인 선수와 인연이 많은 메이저리그(MLB) 구단이 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뛰었던 LA 다저스가 그랬고, 시카고 컵스나 보스턴 레드삭스도 빅리거 배출 비율을 떠나 고교 유망주를 자주 영입했다. 올해는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주목받고 있다. 박찬호가 MLB에서 마지막으로 뛰었던 팀이고, 강정호(은퇴)도 개인사 문제로 떠나기 전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고교 졸업 뒤 미국 무대로 직행했던 배지환과 박효준이 뛰는 팀으로 알려졌다. 박효준은 방출됐지만, 배지환은 주전 외야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올겨울 스토브리그 초반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뛰었던 최지만이 트레이드로 이적해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최근엔 2022년 고교야구 최대어 투수였던 심준석의 입단이 확정됐다. 예상보다 박한 계약이었다는 소식이 들리며 실망감을 가진 팬도 있지만, 피츠버그가 한국야구를 주시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피츠버그는 1882년 창단된 팀이다. 1876년 출범한 MLB 역사와 함께 걸었다. 팀 명(Pirates)으로 인해 해적 군단으로 불리고 있다.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은 1979년이다. 통산 우승은 5회.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PS) 진출은 2015년이다. 피츠버그는 수년째 리빌딩만 하고 있다. 2022시즌엔 62승 100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최하위에 그쳤다. 2022시즌 100패 이상 당한 팀은 4팀(피츠버그·신시내티 레즈·워싱턴 내셔널스·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뿐이다. 하지만 2~3년 뒤엔 다시 해적 군단의 위용을 되찾을 전망이다. 뽑고, 영입해 키운 젊은 선수들의 경험이 쌓이고 있다. 베스트 라인업에 매력 있는 선수가 꽤 많다. 대표 선수는 오닐 크루즈(25)다. 현재 MLB에서 최장신(201㎝) 유격수다. 큰 키보다 더 주목받는 건 강한 어깨다. 지난해 7월 15일(한국시간) 출전한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땅볼을 잡은 뒤 무려 97.8마일(시속 157.3㎞)짜리 송구를 보여줬다. 측정 장비를 도입한 뒤 가장 빠른 송구였다고 한다. 선발 투수였던 잭 톰슨보다 더 빠른 공을 뿌렸다. 축복받은 피지컬에 괴물같은 운동 능력을 지녔다. 2022시즌이 데뷔 2년 차였는데 홈런 17개를 쳤다. 수비력은 더 나아져야 한다. 678이닝을 소화하며 실책 17개를 기록했다. 잠재 능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스(26)도 있다. 2015년 1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다. 빅리그 데뷔는 2020시즌. 빠르진 않았다. 하지만 96경기에 나선 2021시즌 유망주다운 잠재력을 보여줬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4월, 헤이스와 기간 8년·총액 7000만 달러에 장기 계약을 하기도 했다. 풀타임을 소화한 2022시즌 타율 0.244 7홈런을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비는 빼어났다. 1102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율 0.972을 기록했다. NL 3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수상은 10년 연속 이 타이틀을 지킨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빼앗겼지만, 리그 최고 3루 수비를 갖춘 그에게 헤이스가 한발 다가섰다. 외야진엔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있다. 2018년 트레이드로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듬해 16홈런을 때려내며 주전을 꿰찼다. 최근 2시즌(2021~2022)도 각각 24개, 27개를 기록하며 팀의 간판타자로 올라섰다. 브라이언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구단은 불가 입장을 전했다. 피츠버그는 최근 '해적 선장'으로 불리던 앤드류 맥커친을 재영입했다. 전·현직 간판타자의 앙상블이 기대된다. 여전히 피츠버그의 마운드와 안방 전력은 약하다. 하지만 야수진 전력은 나쁘지 않다. 미구엘 안두하, 카를로스 산타나, 코너 조 등 외부 영입으로 뎁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다가올 시즌 피츠버그의 공격과 수비력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희수 기자 2023.01.20 16:00
프로야구

[IS 인터뷰] 통합 우승·GG 2위에도 '부족했다'는 박성한...“기복 없는 선수 되고파”

"많이 부족했다. 내년에는 후반기를 잘 버텨보겠다." 박성한(24·SSG 랜더스)은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407타수 123안타)를 기록, 주전 유격수로 자리를 굳혔다. 올 시즌 140경기에선 타율 0.298(494타수 147안타)로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데뷔 5년 만에 첫 우승도 맛봤다. 그는 지난 2018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가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할 때 2군에서 이를 지켜봐야 했다. 올해 KS에서는 내야 사령관으로 팀 승리를 지켰고, 5차전 9회 말 출루해 시리즈 향방을 바꾸는 역전 홈런의 물꼬를 텄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총 50표(16%)를 얻어 오지환(LG 트윈스)에 이은 유격수 2위에 올랐다. 박성한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두 번째 풀 시즌을 무사히 마쳤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래도 팀이 통합 우승을 거뒀고, 많은 경기를 뛰면서 기여했다는 점에서 지난 시즌보다 더 잘 보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첫 KS였지만 잘 즐겼다”며 “KS 기간 내 플레이에는 80점을 주고 싶다. 중요한 순간에 큰 실수 없이 잘 마무리했지만, 실수가 아예 없진 않았다. 상황에 맞게 미리 생각하고 플레이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게 있다”고 떠올렸다. 박성한의 사전에 만족이라는 단어가 없다. 타율 0.331을 기록했던 5월에도 그는 "만족이란 없다. 아무리 잘한 경기여도 그날 부족했던 부분이 먼저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연봉 협상에서도 최지훈 등과 함께 팀 내 최고 고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에도 그는 "만족은 없다"고 했다. 그는 "만족하면 나태해질 것 같아서 늘 경계한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좋다.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도 분명하다. 박성한은 “타격에서 전반기(타율 0.332)를 잘 헤쳐나갔지만, 후반기 부침(타율 0.246)이 있었다"며 "비시즌 잘 관리해서 몸을 더 탄탄히 만들고 후반기를 잘 버틸 체력을 기르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한은 타격 성향이 다소 신중하다. 이진영 SSG 타격 코치는 "(최)지훈이는 치러 나가는 유형이고, 성한이는 볼카운트를 만들어가며 치는 유형"이라고 비교했다. 그의 신중함이 후반기에는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기 볼이 스트라이크보다 많았던 상황에서 타율이 0.254로 다소 낮았다. 그는 "비시즌 동안 이진영 타격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훈련해보려고 한다"며 "나만의 타격 방향성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후반기 들어 유리한 카운트에서 내 스윙을 못 했던 부분을 고쳐보겠다"고 했다. 수비에서 발전도 다짐했다. 지난해 실책 23개를 기록했던 박성한은 올해도 24개로 리그 전체 1위였다. 수비 상황을 파악하고 플레이를 처리하는 능력은 나아졌지만, 후반기에 안정감이 흔들렸다. 지난 10월 20일에는 한 경기에서만 무려 실책 3개를 범했다. 박성한은 "수비에서는 체력 핑계도 대지 않겠다. (유격수는) 정말 중요한 포지션이다. 더 많이 훈련해 기복을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30 09:30
프로야구

불안했던 SSG 수비, 데이터 만나 꽃 피웠다

정규시즌 우승 뒤에는 수비가 있었다. 그리고 수비 뒤에는 데이터가 있었다. SSG 랜더스는 올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홈런 1위(138개·이하 10일 기준)의 타선도 분전했지만, 마운드의 힘이 컸다. 팀 평균자책점이 3.90(4위)에 선발 평균자책점 2위(3.44), 피안타율(0.245)과 피OPS(출루율+장타율·0.661)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SSG가 높은 마운드를 구축한 데에는 김광현, 윌머 폰트, 숀 모리만도 등 주축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수비진의 도움도 컸다. SSG의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은 4.22(스탯티즈 기준)였다. 팀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0.32 낮았다. FIP에서 평균자책점을 뺀 값이 LG(0.49) 다음으로 컸다. 두 팀과 반대로 롯데처럼 평균자책점이 FIP보다 훨씬 높은 팀(0.86 차)도 있었다. 해석의 여지는 있으나 투수의 기량에 수비 도움이 더해지면서 실점을 억제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지훈과 김강민이 버티는 외야진은 이미 지난해에도 상위권이었다. 반대로 내야는 변수가 많았다. KBO리그 역대 최고로 꼽히는 3루수 최정은 여전했다. WAA(수비기여도) 0.510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한 3루수 중 2위를 기록했다. 타구 처리 비율(92.05%) 1위, 병살처리 비율(42.9%) 2위로 여전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다른 내야수들은 변수가 많았다. 유격수 박성한은 시즌 막판 흔들리며 지난해(23개)보다 많은 실책 24개를 기록했다. 주전 2루수 최주환은 1·2루를 오갔고, 포수 출신 루키 1루수 전의산은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미숙했다. 하지만 SSG의 인플레이타구 처리율(DER)은 지난해 0.687(5위)에서 올해 0.699(2위)로 올랐다. 특히 내야 병살 처리 비율이 지난해 44.1%(6위)에서 50.9%(2위)로 상승했다. 부족한 수비 안정감을 데이터에 기반을 둔 시프트로 보완한 덕분이다. 한승진 SSG 데이터파트장은 “상대 팀 특정 타자에 한해서 데이터를 활용한 시프트를 통해 집중적으로 마크하기 위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단순히 시프트를 하는 것보다는 투수별 타자와의 상대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지환 내야 수비코치, 조동화 외야 수비 코치의 도움도 컸다. 한 파트장은 “수비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실행했다. 코치진이 많이 도와줬다. 선발 투수 미팅 시 항상 수비 코치진이 참여했다. 투구의 방향성을 인지하고 거기에 맞게 현장에서 수비 위치를 빠르게 변화를 준 부분이 주효했다”고 전했다. 손지환 수비 코치도 “젊은 선수들은 경험이 적기 때문에 상대 타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데이터파트에서 보완해준다"며 "방향성을 선수들에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선수들도 받아들이기 쉽고 결과도 좋게 나온 것 같다”고 칭찬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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